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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후 1년, 돈 없이도 생존 가능한 경제 루틴 실험기

by scv94 2025. 5. 13.

 

최근 몇 년 사이 퇴사를 선택한 20~40대 직장인이 급격히 늘고 있다. 하지만 퇴사 후 수입이 끊긴 상태에서 ‘돈 없이도 생존 가능한 루틴’을 실제로 실행해본 사례는 드물다. 이 글에서는 퇴사 후 1년간 최소한의 지출로 삶을 유지하며 실험한 생존 경제 루틴을 바탕으로, 대안적 소비 방식과 생활 경제 구조를 분석하고자 한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벗어난 경제 실험이 현실적으로 가능했는지, 그 한계와 가능성을 진단한다.

퇴사 후 1년, 돈 없이도 생존 가능한 경제 루틴 실험기
퇴사 후 1년, 돈 없이도 생존 가능한 경제 루틴 실험기

퇴사 이후의 현실, 생존이 우선이다

퇴사는 단순히 직장을 그만두는 행위가 아니다. 매달 들어오던 고정 수입이 사라지고,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사회적 안전망에서 이탈하게 되는 선택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30대의 자발적 퇴사 비율은 27.4%로, 10년 전보다 약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워라밸’과 ‘자기다움’을 이유로 퇴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으며, 이들은 단기적인 백수 생활이나 프리랜서 전환을 통해 삶의 유연성을 확보하려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이 퇴사 후의 경제 상황을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대부분 최소한의 비상금만으로 버티며 향후 수입에 대한 계획 없이 퇴사를 감행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에서는 ‘퇴사 후 돈 없이도 사는 법’에 대한 실험과 후기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특히 1년간 고정 수입 없이 살아가는 것을 목표로 한 경제 루틴 실험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 실험은 최소한의 지출로 식비, 주거비, 통신비 등 필수 생활비를 어떻게 해결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담고 있으며, 실제로 일부 참여자는 월 30만 원 미만으로 생존이 가능하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루틴은 기존 소비 패턴과는 전혀 다른 방향을 요구하며, 심리적, 사회적 스트레스도 함께 따른다. 그러나 이 실험은 소비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경제 시스템의 외부에서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출 제로를 위한 경제 루틴의 구체적 전략

실험 참가자들의 공통점은 ‘고정 지출을 줄이는 데서 출발했다’는 것이다. 가장 먼저 처리한 것은 주거비였다. 일부 참가자는 가족과 함께 거주하거나 시골 빈집을 리모델링해 무상 혹은 극히 저렴한 비용으로 거주지를 확보했다. 통신비는 알뜰폰 요금제를 활용해 월 1만 원 이하로 낮췄으며, 인터넷은 공공 와이파이나 카페를 활용했다. 교통비의 경우 자전거 이용과 도보 생활을 병행하고, 장거리 이동이 필요한 경우에는 블로그 체험단, 앱테크, 퀘스트 등으로 번 포인트를 티머니에 충전해 활용하는 방식도 시도됐다. 식비는 가장 큰 도전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잔반 나눔’ 앱이나 지역 커뮤니티에서 무료 식품을 수급받는 방법을 사용했고, 자투리 채소로 반찬을 만드는 법, 냉장고 재고를 끝까지 활용하는 루틴을 실천했다. 또한 지역 푸드뱅크와 종교 단체에서 제공하는 무료급식도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다. 여기에 자급자족을 위한 소형 텃밭 운영도 일부 실험자에게는 효과적인 대안이 되었다. 소득 없이 살면서도 소비 욕망을 통제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참여자는 소비의 대상이 아닌 ‘시간’에 집중하며 일상의 구조를 새롭게 디자인했다. 아침 7시에 일어나 공원 산책을 하고,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며 자기계발을 시도하고, SNS를 통해 비상업적 콘텐츠를 생산하며 자존감을 유지하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루틴은 단순히 지출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경제활동의 대안적 모델을 시도하는 실험이기도 했다. 일부는 이를 기반으로 유튜브나 블로그를 통해 소액의 수익을 만들기도 했다.

생존 실험의 의의와 한계, 그리고 배울 점

퇴사 후 1년간 돈 없이 살아보는 경제 루틴 실험은 현실적 어려움 속에서도 자발적인 삶의 구조를 설계하려는 시도다. 이 실험은 단순히 '지출을 줄이는 기술'을 넘어서, 자본주의 구조 내에서 개인이 얼마나 자율적인 경제 생태계를 설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모델이다. 특히 소득이 없더라도 인간이 최소한의 존엄과 규칙을 갖고 살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사회복지 시스템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게도 일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하지만 한계도 분명하다. 이 실험은 사회적 자본(가족 지원, 최소한의 거주지, 건강한 신체 등)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누구에게나 재현 가능한 모델은 아니다. 또한 감정노동, 사회적 단절, 건강 악화 등의 문제는 장기적으로 지속하기 어렵게 만든다. 자급자족을 이상화하기보다는, 이 실험을 통해 우리 사회가 개인에게 요구하는 생존 비용이 얼마나 비합리적인지를 되묻는 것이 더 유의미할 것이다. 결국 이 실험은 극단적인 방식으로 ‘돈 없이도 살 수 있다’는 신화를 검증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적게 써도 살아갈 수 있는가’에 대한 사회적 질문을 던진 것이다. 소비를 줄이기 위한 구체적 방법론과 함께, 삶의 만족도와 자율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시도는 앞으로 ‘퇴사 이후의 경제 전략’에 대해 더 깊이 있는 논의로 확장될 수 있으며, 이는 개별 블로거, 유튜버, 콘텐츠 제작자들에게도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